우리의 두 번째 활동은 하네스 크루그의 『늑대를 지키는 밤』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책은 사서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었는데, 우리 학교 도서관에 단 한 권밖에 없어서 토론하기까지 꽤나 애를 먹었다. 저번에 읽었던 『변신』이라는 작품과는 다르게 우리의 시선에 맞춘 10대 청소년 문학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책이었다. 아, 보면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또 다른 문학 작품을 떠올리게끔 해준 책이었다. 다만, 토론이 조금 부실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토론
2018 「늑대를 지키는 밤」 읽고 토론하기
팀 이프로
토론 주제: 위험을 무릅쓰고 떠돌이 우리로 간 빅터의 행동은 옳은가?
토론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의견을 발표, 모두 한 번씩 발표한 뒤에 한 사람씩 반박을 하고 결론을 짓는다. 내용정리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의견 발표에는 4분, 반박에는 8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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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발표
유시연: 나는 반대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빅터가 소중해도 빅터는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아니고 동물이라서 위험성도 더욱 높고 말이다.
이윤○: 나는 찬성한다. 빅터는 늑대가 안전하다는 것을 믿었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직접 우리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또한 빅터는 늑대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스스로 무리에 들어간 것이므로 이는 용감한 행동이자 옳은 행동이다.
김채○: 나는 반대한다. 빅터가 새벽에 몰래 들어간 일이 늑대를 좋아해서 그런 것인데, 빅터의 행동으로 인해서 늑대의 입장이 더욱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차지○: 나는 반대한다. 아무리 늑대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도,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판단한 것은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무리 목적이 선했다 하더라도 정의롭지 못한 일은 하면 안 된다고 본다.
이은○: 나는 반대한다. 사육사는 늑대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인 반면, 빅터는 그저 늑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늑대에 대한 혼자만의 믿음을 가지고 우리에 들어가는 것은 본인 뿐만이 아니라 늑대, 사육사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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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유시연: 빅터가 죽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늑대였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이고, 빅터에게 중요한 것은 늑대이니까 우리에 들어간 것은 옳다.
김채○: 늑대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빅터가 다침으로써 증명하지 못했다.
차지○: 용감한 행동이었다고 해서 옳은 일일까? 늑대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리에 들어가는 방법 말고 들어가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이은○: 용감한 행동은 맞지만 도덕적인 것이 꼭 옳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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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용감한 행동이었지만 실패했다.
독후감
「늑대를 지키는 밤을 읽고」
서울상도중학교 2학년 ○반 ○번 유시연
늑대를 지키는 밤.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는 정말 어불성설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다 보니 ‘밤’은 결국 늑대를 지켜주는 무리, 늑대가 아늑하게 여기는 장소 그 따위 모든 것들을 총칭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빅터와 늑대의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대인관계가 좋지 않은 빅터가 늑대와의 만남 이후로 점점 자신감이 올라가고, 책 후반부에서는 그런 빅터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늑대인 떠돌이(빅터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는 희귀 동물 거래로 거래된 동물 중 하나였지만, 빅터를 만나고 결국 무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내가 인상 깊고, 감동을 느꼈던 인물은 다름아닌 빅터의 선생님이었다.
“그래. 나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네가 지금 늑대에게 관심을 갖는 것만큼 큰 관심을 쏟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이 감동한 것에 열정을 쏟고,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을 위해 싸우고, 벌 받을 각오까지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거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더 활기 넘치는 곳이 될 거야. 그러니 아까 놓쳐 버린 수업 몇 시간보다 이게 더 소중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지. 교장 선생님께도 말씀드려서 합리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애쓸 거야. 수업은 네가 원하는 시간에 보충을 해 줄게.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벌어져서 네가 일 년을 유급한다고 치자. 그래도 큰일은 아니야. 지금 네가 여기서 하는 이 일이 큰일인 거지. 그만큼 이 시간이 너에게 중요해!”
본문 151쪽
내가 살아가면서 이런 말을 하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까? 너무 좋은 말들만 가득해서 몇 번이고 읽었던 문장이다. 자신이 감동한 것에 열정을 쏟고,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을 위해 싸우고, 벌 받을 각오까지 한 빅터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그런 빅터에게 이런 말을 해준 선생님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사회를 많이 경험해보았고 그런 경험으로 이제 사회의 압박이나 요구하는 것을 알텐데 그럼에도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선생님의 경험이나 가치관이 너무나도 올바른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나도 언젠가는 내가 감동한 것에 열정을 쏟고, 싸우고, 위험을 무릅쓰는,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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