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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교내활동/[2%] 독서동아리

[2%] 네 번째 활동,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네 번째 활동은 바로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였다. 수학선생님(왜 국어 선생님도 아닌 수학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건지는 정말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좋다.)께서 정말 좋은 책이라며 꾸준히 강조한 책이어서 나름 기대를 품고 봤던 기억이 있다. 이번 겨울방학 때 시간이 나면 다시 한 번 읽어볼 예정이다. (아, 이 때부터 한 명이 빠진다. 아파서 계속 조퇴를 했는데 그게 시간이 지날 수록 자꾸 누적돼서...결국 그 친구는 참여한 부분이 별로 없었다. 안타깝다.)



토론



2018 「제인 에어」 읽고 토론하기


이프로


토론 주제: 개인의 소망과 사회적 관습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토론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의견을 발표, 모두 한 번씩 발표한 뒤에 한 사람씩 반박을 하고 결론을 짓는다. 내용정리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의견 발표에는 4, 반박에는 8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


의견 발표


유시연: 나는 사회적 관습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소망은 사회가 뒷받침 된 후에야 이루어질 수 있다. 사회가 진보적으로 가고 있다면 개인의 소망을 실현 가능해지고, 반대로 보수적으로 가고 있다면 그 사회의 크기에 걸맞은 소망의 실현 가능성이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망이 허락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이뤄진다면 그것은 로미오와 줄리엣 따위의 비극에 불과하다.


이윤○: 개인의 소망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한번뿐인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회적 관습에 얽매여 내 소망을 이루지 못하는 삶을 산다면 그거야말로 비참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사회가 아무리 구속하더라도 개인이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그 뜻을 따라가, 자신만의 인생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나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차지: 개인의 소망을 중시한다. 나는 살아가면서 개인의 소망을 중시 하여, 그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 개인적이고, 우리 사회의 세태도 개인주의적 성향을 띄기 때문에 사회의 관습에 따라 살아가며, 그에 따른 선택을 하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으며 아무런 이점이 없다. 또한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사회적 관습에 옭혀 제한적이고 구속적인 생활을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옳은 인생, 자신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 내 인생을 바꾸게 할 수 있는 것도 나인데 사회의 관습을 택해 그것만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의 관습에 얽매여 나의 진짜 소망이 아닌 사회가 바라는 것을 택하게 될 수 있다사회적 관습을 따라가 단체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단체주의라 해도 결국 혼자 살아가는 삶이기 때문에 개인의 소망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반론


유시: 개인의 소망은 지향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 할 수 있느냐 없는냐는 전적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의 몫이다. 만약 개인의 소망을 지향하고 싶다면 먼저 사회적 시선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꾼 후에 소망을 지향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으레 그렇듯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적다.


이윤: 아무리 사회가 개인의 소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 소망을 이루려 살아가는 과정이 곧 삶이라 생각한다.사회가 뒷받침하지 않다는 이유로 소망을 버리고 사회적 관습만을 지키며 살아간다면 그게 진정한 비극이 아닐까? 로미엣과 줄리엣이 서로의 사랑을 따라가지 않고 사회적 관습을 선택했다면 명작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차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해서 사회적 관습의 제한된 삶을 산다면 행복을 찾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사회에 순응하며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살았다면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비극적인 끝맺음이었지만,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었으니 정의로웠고 옳았다고 생각한다.


이은○: 사회적 관습이 뒷받침 된 후에 개인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건 사회적 관습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소망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회에 따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일인가. 그 소망이 허락되지 않는 사회에서 이루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가 한 발 자국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독후감



「제인 에어」을 읽고


서울상도중학교 2학년 번 유시연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이다. 사회적 제약이 없는 진실된 사랑을 그려낸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 얼핏 보면 오만과 편견과 비슷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나는 이 책이 훨씬 더 좋았다. 제인 에어가 그 시대가 추구하는 미()와 조금 다른 부분도 좋았고, 강단 있고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는 것도 좋았다. 페미니즘 책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 현대 페미니즘과는 거리가 조금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인이 로체스터에게 일침을 날리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동등하다는 인간이라는 것과, 예쁜 소유물이 아니라고 로체스터에게 말하는 장면은 정말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이렇게 똑 부러지고 매력 있는 주인공에겐 해피 엔딩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도 그랬는지 독자여, 저는 그와 결혼했습니다!” 라며 쓴 것도 좋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꺼려하는 문학의 타입이 바로 신데렐라 식의, 착하고 참한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와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가 여자를 구원해주는 클리셰인데 제인에어는 이를 탈피하고 여자를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사회적인 제약을 모두 다 무시하고 나의 소망을 거짓없이 바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이번 책의 토론 주제도 바로 이것이었는데, 나는다른 애들과 의견이 달랐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 강단 있게 자신의 소망을 바라자, 이런 류의 것인 것 같은데, 내가 지극한 염세주의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분명히 되는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것 같다. 내 이런 염세주의적 마인드도 바뀌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